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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습관

자전거 페달 밟으며 건강 찾고 친목도 다져 

자전거 페달 밟으며 건강 찾고 친목도 다져 
자전거 통근 · 가족 나들이 · 동호인 모임

"아빠, 이번주 말에는 어디로 갈까?"

금요일 아침부터 직장인 김세윤 씨(44)의 막내 민주(10)가 방 한가운데에 지도를 펼쳐놓고 신이 났다. 지도에는 형형색색 표시가 돼 있다.

김씨는 "여기 빨간색은 다녀온 곳이고 노란색은 이제 가봐야 할 곳"이라고 설명한다.

가족과 대화하면서 건강도 도모하기 위해 시작한 `가족 자전거 여행`을 한 지 벌써 1년이 됐다.

김씨는 아내와 아들 둘을 데리고 주로 서울 한강변과 탄천, 중랑천 등 정비가 잘 된 자전거도로를 따라 주말이면 자전거를 탄다.

"아이들과 대화할 시간도 많아졌고 서로 도와가며 자전거를 타니 가족 사랑이 넘쳐요. 아내와 저는 너무 건강해져서 탈이고 아이들은 올해 감기 한 번 안 걸렸죠."

아내 윤세인 씨(40)도 자전거 매력에 푹 빠졌다.

"서울에 이렇게 좋은 곳이 많은지 몰랐어요. 자동차를 탈 때는 그저 창 밖 풍경을 멍하니 바라봤는데 자전거를 타면 생태공원을 비롯해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해요. 애들 놀거리도 넘쳐나고요. 게다가 돈은 거의 안 들죠."

바야흐로 자전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주말 가족나들이는 물론이고 출퇴근용으로도 자전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자전거 출퇴근 인기

= 석학 레스터 브라운은 런던 시내 자동차 속도가 100년 전 마차 속도와 비슷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출퇴근 때 대도시 자동차 평균 주행속도는 시간당 고작 20㎞ 안팎이다.

회원 14만명을 보유한 인터넷 카페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자출사) 운영자 이남우 씨(35)는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전도사`다.

"첫 직장이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시작했다"는 이씨는 "차로 출퇴근하는 것은 이제 지옥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간 절약하고 기름값 아끼고 건강도 챙기는 일거삼득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

4년째 서울 강남에서 분당으로 자전거 출퇴근을 하는 김남호 씨(35ㆍ회사원)도 자전거 예찬론자다.

"회사 다니면서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 힘들었는데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니 기름값도 아끼고 운동은 자연스럽게 되죠. 술도 줄였고 담배도 끊었어요. 종일 몸과 머리가 상쾌해요."

최근에는 각 도시 강변에 자전거전용도로가 많이 생겨나 신선한 공기도 마실 수 있고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 고유가 시대 자전거 재테크

= 몸만 튼튼해지는 게 아니다.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재테크 효과가 쏠쏠하다.

자전거업체 삼천리 관계자는 `사이클테크`로 쏠쏠한 재테크를 맛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ℓ당 1700원대를 훌쩍 넘은 고유가 시대에 자동차 소유자가 약 30㎞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 연간 350만원 넘게 아낄 수 있다고 한다. 월 유류비와 주차비를 합한 금액이다.

자전거는 타는 만큼 돈이 된다. 5년째 아끼던 자동차를 버리고 자전거로 갈아탄 이은성 씨(52ㆍ자영업)는 한 달에 30만원 이상을 절약한다고 자랑했다. 5년간 30만원짜리 적금을 들었다면 1800만여 원이나 모은 셈이다. 세금과 보험료 등을 다 합하면 차 한 대 값이다.

이뿐만 아니다. 고질적인 당뇨와 고지혈증도 완치됐다. 이로 인해 줄어든 약값까지 합치면 사이클테크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자전거 마니아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자전거는 운동은 물론이고 교통난 해소, 대기질 개선, 에너지 절약, 주차문제 해결 등 한 번에 5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